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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개폐에 대한 찬반노쟁을 보면서 지난 2003년의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의 반북시위를 즈음해서 쓴 제글을 한번 참조해 보시는 건 어떨까여?
요즘 한창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일부 보수단체-난 그네들에게 보수라는 이름을 붙이는 데 있어서 매우 인색하지만..^^;;-들의 대북 시위(기자회견)에 대해 한마디하려고 해. 대부분 요지에서 벗어난 얘기들을 하고 있는 것 같기에... 물론 상당수 많은 이들이 말하는 얘기들이 그르다는 건 아니지만, 좀더 문제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얘기하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말야. 먼저 북한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 어떤 것이 되었든지 간에 거의 대부분 정치적 의도가 다분해. 그네들의 체제 특성상 정치적 목적이 깔려있는 상태에서 모든 행동들이 보여지니까...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북한이 대구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한 것에도 분명히 그네들이 얻어내고자 하는 정치적 무언가(!)가 있다는 거야. 그럼, 그네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체제 보장이 그들이 원하는 전부일 것이고 이를 위해 수없이 많은 협박과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거야. 김일성 사후 3년간 유훈통치를 겪은 북한 지도부에게 절실히 필요한 건 세계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려야한다는 것이지. 무슨 얘기냐 하면,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던 김일성이 죽은 후 자칫하면 붕괴될 지 모른다는 위기감 속-대부분의 공산주의 국가가 그랬듯이...-에서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북한)의 존재를 세계에 인정받고, 그에 따른 국가적 보장을 얻어내는 것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는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2000년 이후 각종 국제스포츠 행사에도 자주 얼굴을 내밀게 된 것이고, 남북경협과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될 수 있었던 거야. 그나마 정치적 색채에 민감한 분야가 아닌 것에서 돌파구를 찾은 것이고, 세계에 만연된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해서라는 이유에서라도...특히 지난 2001년의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도 뒤집어보면 "북한의 자기알리기"-어쨌든 단지 국방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김정일이 남한의 정치적 수장(首將)인 김대중 대통령과 동급의 위치(!)에 설 수 있었으니까-에 남한이 응해주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어. 이번 북핵 위기로 촉발된 북미간 대화나 6자회담의 경우에 있어서도 그네들이 원하는 건 단 하나야. 한사코 내새우는 건 '북미 간 불가침협정 체결'과 '체제 보장'. 이을 위해서 끊임없이 핵의 존재-정말로 있는지 무척 의문시되는,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이 과연 제대로 무기화가 될 수 있는지 보장할 수 없는-를 선전하고, 그것으로 대화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숨어 있어. 더군다나 지난 이라크전의 여파로 인해 자신의 위치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지 모르는 미국의 존재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에 그런 강경적인 정책을 내세운 것일 수도 있고... 어쨌든 북한의 입장에서 이번 대구 유니버시아드 불참은 전혀 교려 대상이 아니었을 거야. 이미 수개월 전부터 참가를 공언해왔는데, 개막을 불과 5일 앞두고 불참이라는 정치적 악수를 둘 리 만무하거든. 체제를 알리는데 있어서 스포츠의 역할은 엄청나니까...우선 자기네 국기인 인공기가 대회 기간 내내 펄럭일 것이고, 혹여 금메달이라도 딴다면 국가까지 울려펴질 수 있는, 그로인해 자신의 존재를 세계에 무상으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무산시킨다는 건 체제 보장을 요망하는 북한에게 있어서 최악의 시나리오일 거란 얘기지. 미녀응원단의 참가도 그런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어. 특히 지난 아시안게임에서의 남한 주민들의 열렬한 환호(?)에 더욱더 그런 기회를 놓치기 힘들었을 거야.(대통령의 사과가 있은 후 예정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이미 출발 준비가 완료된 상태였다는 것이 숨겨져있고, 또한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여기서 반북시위라는 그네들에게 있어서 정치적인 호재(!)가 불쑥 나타났어. 남한에게 외교적 양보(?)를 얻어내기는 데 충분히 고려될만한 카드를 손에 쥐게 된 것이지. "우린 순수한 목적으로 대회참가를 준비했다"-물론 아니지만...^^;;-는 걸 보여주려는 와중에 남한의 일부 세력에 의해 그런 이미지가 손상되었다는 정치적 압력(선전)을 남한 정부에게 가함으로써 외교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 일부 보수단체들에게 오히려 고마움을 표시할 정도로...!!! 이제 우리 얘기를 해보자. 난 이번 반북 시위를 보면서 '왜 지난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잠잠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문득 들어. 이렇게 강경하게 북한체제에 반발하는 그네들이라면 오히려 그때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데 더욱 좋은 조건-대통령 선거에 십분 활용할 수 있었으니까-이었을 텐데...그때는 지금보다 덜 보수적이었기 때문에? 아니면 차마 그당시엔 분위기상 그런 목소리를 내는데 여의치 않았다는 것 때문에? 그것도 아니라면 또다른 무언가를 노리고...? 뭐, 상대방이 정치적 의도로 사안을 바라본다면 나도 그런 쪽으로 대응하는 것이 상식이겠지. 하지만 그래도 더 나은 입장이라면 애써 그런 모습을 감추고 좀더 넓은 아량으로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더욱 국익에 도움되는 일이 아닐까? 날이 갈수록 대화와 외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실에서, 외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남을 인정할 줄 아는 자세"와 "인내(忍耐)"라고 어떤 외교관은 말했대. 하물며 인간관계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 내게 적대시하는 상대방을 내식구로 만들기 위해선 수없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한다는 건 초등학생들도 잘 알 거야. 물론 상대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면 그만일 거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시민단체가 악법 중에 악법으로 손꼽는 국가보안법 제7조에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 고무, 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 선동한 자는 7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는 조항이 있어.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명시한 국방전서에 의거한 법 조항으로, 사실 전세계적으로 북한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는 추세에서 근거가 매우 희박한 것인데, 내가 여기서 굳이 이 조항을 거론하는 건 여기에 "이적행위(利敵行爲)"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야.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채 과거의 반공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어서 오히려 그네들이 말하는 '적'인 북한의 정치적 목적에 도움을 주는 행위가 바로 이번 반북 행동이 아닌가 싶어서 매우 씁쓸하게 여겨진다. 좀더 넓은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여러분들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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